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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저녁 7시 30분.txt

by 感inmint 2015.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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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마지막 수업은 재밌기도 하지만 솔직히 벅차기도 한 수업이다. 7시 30분에 수업하는 이 친구는 일부러 수업시간을 길어지도록 한다.

글씨를 쓰자고 하면 항상 외곽선을 그리고 받아쓰기를 하면 아는 글자도 모르는 척하며 나보고 발음을 해달라면서 내 얼굴을 뚫어져라 보는 친구다.

오늘은 수업시간에 자기가 태권도 학원에서 뒷차기를 배워왔다며 벌떡 일어서더니 나에게 시범을 보여주었는데...엉뚱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나도 모르게 피식-웃었다.

편두통 때문에 표정이 밝지는 않았는데 덕분에 웃었다. 웃게 해줘서 고맙다고 속으로 생각했는데 역시나 오늘도 다이나믹한 수업시간이 되었다.
...
수업이 끝난 후 어머님과의 학습상담에서 어머님이 내게 윙크를 하시며 아이에게 말씀하셨다.

"너 자꾸 까불면 선생님 안 오신대. 그러니까 장난치지 말고 수업 잘들어. 알겠지?"

라고 말이다. 그랬더니 이 눈치 빠른 친구는 거짓말 하지 말라면서 뿔이 나서 밖으로 나가 버렸다. 그리고 어머님은 웃으시면서 다시 말씀하셨다.

"석현이가 선생님을 좋아하니까 앞으로 자꾸 말 안들으면 선생님이 안 오실거라고 해야 석현이가 열심히 할거에요."

그 얘길 들은 나는 어머님께 다시 질문했다. 좋아하면 말을 잘들어야하는데 왜 장난치고 말을 안듣는지 궁금하다는...그런 내용의 질문을. 그랬더니 어머님이 웃으시면서 말씀하셨다.

"저 나이 때의 남자 아이들의 표현 방식 아시잖아요. 좋아도 관심 없는 척하고 더 괴롭히고 그런거죠. 거기다가 석현이가 나쁜남자 기질도 있어서요.^ㅡ^*"

그 말을 듣고 좋기도 했지만 역시나 3주 밖에 남지 않은 앞으로의 시간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오늘따라 회원들과 어머님들이 나라는 사람과의 관계를 계속 이어갔으면 하는 마음을 넌지시 던지셔서 죄송스러웠다.

마음 같아서는 수요일을 계속 떠맡아서 이대로 쭈욱-가고 싶은데...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조만간 팀장님께 여쭤봐야 겠다.

 

 

 

 

 

 

 

 

 

 

 

201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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