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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Me/想16

새롭게 시작하기.txt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를 너무나도 방치해두었구나.'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게 아니고 백원 오백원 아끼려고 사먹는 값 싼 음식을 먹고 배를 채웠다. 내가 고생해서 번 돈으로 월세야 통신비야 공과금이야 보험료야 이런 저런 돈을 낸다고 정신 없었지 스스로 고생했다고 대견하다고 넌 더 잘할수 있다는 격려의 말 한 번 해주지 못했다. 분명 내가 힘들게 살아가는 인생인데 나는 나 자신에게 관대한 적이 없었다. 남에게는 이따금씩 오늘도 즐거운 하루가 되길 바란다며 항상 원하는 일들 이루길 바란다며 요즘 날씨가 쌀쌀하니 감기 조심해라며 오늘은 비가 오니 안전운전 해라며 힘이 되는 말들을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말을 했었던가 되짚어보니 침만 꼴깍 삼키게 된다. 이십오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 2015. 8. 18.
귀차니즘의 절정.txt 요즘 들어 귀차니즘이 하늘을 찌르는 것 같다. 바깥 바람 좀 쐬고 오면 괜찮을까 싶어 일단 나간다. 나가서 찰칵찰칵 사진도 찍고 와구와구 맛있는 음식도 먹는다. 그런데도 집에 다시 돌아오면 퍼질러져서 침대 위에서 뒹굴뒹굴 뒹구르르. 잠은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하품은 해도 해도 끝이 없고 왼쪽 어깨는 요즘 들어 더 쑤신다. H 언니가 '스물 다섯이면 슬슬 그럴 나이지.'라고 했던 말이 문득 떠오른다. 메모리 카드에 사진은 쌓이고 노트북 위에는 먼지가 쌓이고 시계의 초침은 시간을 쌓아가고 이렇게 사물들도 저마다 무언가 쌓아가는데 내가 쌓아가는 것이라고는 한숨과 무력감. 음.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이대로는 죽도 밥도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막연하게 든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고 내가.. 2015. 8. 18.
애정결핍증.txt '누구에게나 친절한, 걱정이 없을 것 같은, 언제나 밝아 보이는, 조금 우스꽝스러운, 때론 백치미가 있는' 언제부터인가 '나'의 이미지가 이런 식으로 굳어져 가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같은 날이면 그게 정말 '나'일까? 라고 자문하게 된다. 컴플렉스. 지독한. 청소년기. 어두운. 13살의 가을 쯤 부터 19살의 겨울 까지. 사계절은 봄 부터 시작하지만 내 인생은 겨울 부터 시작했다. 어두운 겨울 속에서 보이지 않는 봄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봄을 찾아 헤메며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어떨 땐 얼음판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고 또 어떨 땐 나뭇가지에 걸려 생채기를 남기고 그리고 또 어떨 땐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어느 덧 만신창이가 되어 가고 있었을 때, 아무런 빛 조차 보이지 않았을 때, 내게 먼저 꽃을.. 2015. 8. 18.
오늘 날의 성인, 교황 프란치스코.jpg 나는 아무도 믿지 않는다. 아주 어릴 때 부터 신은 없다고 생각하는 단호박 같은 아이였다. 있다면 만물에 영혼이 있다고 여겼지. 예수니 부처니 그러려니. 그렇게 살아 왔다. 짜잔! 반오십이 되었다. 그리고 8월 부터 계속 언론이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교황님이 한국을 방문하신다는 사진과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나는 이번에도 그러려니. 하다가 하도 궁금하길래 검색을 해봤다. 프란치스코 (Francis | Jorge Mario Bergoglio) 교황 출생 1936년 12월 17일 (아르헨티나) 경력 2013.03~ 제266대 교황 2005.11~2011.11 아르헨티나 주교 회의 의장 2001.02~2013 아르헨티나 로마가톨릭교구 추기경 1998.02 아르헨티나 로마가톨릭교구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 관련.. 2015. 8. 18.
광복절의 의미.txt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어지기 전에 와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 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恨)이 남으오리까. 그 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 육조(六曹)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딩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 심훈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에서의 그 날. 여기서 그 날은 조국의 광복을 .. 2015. 8. 18.
불면증, 무기력증의 나날들.txt 며칠 간 비가 내렸다. 뜨거운 햇빛이 빗 속으로 사라지고 온종일 울던 매미들도 자취를 감춘 날. 불면증과 무기력증으로 인해 동공은 초점을 잃어 간다. 분명 나는 나로 존재하는데 이런 날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 조증과 울증의 교차. 다행스럽게도 그의 말로는 내가 조울증은 아니라고 했다. 조울증이라기 보다는 조증에 가까운 정도. 그래도 가끔 찾아드는 이 기분 나쁜 무기력증. 벗어나고 싶다. 무기력증을 벗어 나기 위해서는 뭐라도 해야지. 아무렴. 그렇고 말고. 건조대 위에 바싹 마른 빨래를 갠다던지 주인에게 버려진 방을 치운다던지 그 동안 찍었던 사진들을 분류한다던지 며칠 전 처럼 혼자 영화를 보러 간다던지 일단 저녁 밥 부터 먹어야지. 라며... 라임은 맞춰야지. 2015. 8. 18.
유월 마지막 월요일.txt 오늘은 유월의 마지막 월요일. 벌써 14년의 허리께나 와있다. 뽑아낼 사진들을 고르고 밀린 빨래 뭉텅이를 마구 둘러걸치고 지하 세탁실로 갔다. 어두운 세탁실은 늘 축축하고 고요했다. 어디 구석 모퉁이에서 바퀴벌레가 나를 지켜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괜시리 섬뜩해진 나는 빨래를 넣고 세탁실 계단을 올라왔다. 다시 책상 앞에 앉아 달력을 본다. 이번 달은 쉴틈 없이 살았다고 생각하며 그런데도 내게 남은 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에 허탈해하고 있다. 나름 착실하게 살았다고 자부한다. 대학생 때는 일주일에 아르바이트를 과하게는 세 개씩 뛰며 기숙사비, 월세, 식비, 생활비를 벌어 썼다. 그러다 어느 해 가을이었나 가족 병원비가 급하게 필요하대서 저금해 둔 모든 돈을 주고 나니 내겐 남은 게 없었다. 어린 .. 2015. 8. 18.
위시리스트.txt 요즘 들어 사고 싶은게 부쩍 많이 생겼다. 그렇다. 그 분이 오셨다. 그 분은 바로 지름신. 반오십 전에는 고무줄 졸라매고 살 정도로 알뜰살뜰 했으나 조금씩 조금씩 나이가 들면서 씀씀이가 헤퍼진 것 같다. 그렇다고 막 흥청망청 돈을 쓰고 다닌다는 건 아닌데 뭔가에 꽂히면 야금야금 들여오는 그런 느낌이랄까... 예를 들면 아멜리의 플랫립스라든지 에블린의 언더웨어라든지 혹은 마론 팬시의 에이프릴이나 쥴리가 그려진 팬시들. 주저리 주저리 쓰다 보니 생각나는게 립스틱 효과구만. 그래. 이게 다 불경기 때문에 그런거라구(라고 자기 합리화 중...;) 암튼 앞으로는 즉흥적으로 충동적으로 물건을 사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평소에 위시리스트를 작성하도록 할 것! 확실히 위시리스트를 작성하면 과소비를 막을 수 있겠지? 음.. 2015. 8. 18.
연애 상담 해주는 남자.txt 스물 다섯. 그리 적은 나이도 아니고 그리 많은 나이도 아닌 스물 다섯. 이런 저런 사람들과 알고 지내다 보니 이런 저런 얘기들도 자연 많이 하게 된다. 그 중에서 가장 빈번하게 떠오르는 주제는 연애에 관한 것. 대화의 상대방들은 내게 연애 상담을 요청 해온다. 그럴때면 난 제 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인 상담을 해주곤했다. 20대 초반 부터 30대 초반의 남녀들의 이야기는 저마다 다르지만 어떻게 보면 또 닮은 구석이 있었다. 연애상담을 여러번 해주다 보니 이런 것들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가끔은 내 연애에도 접목시켜 보곤 했는데 음. 뭐랄까.. 제 3자일 때에는 보이던 것들이 1인칭 시점이 되면 보이지 않게 된다. 그래서 예전에는 지인들에게 연애 상담을 요청하곤 했는데 지나고 보면 술자리의 안주.. 2015.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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