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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한 방울.txt

by 感inmint 2015.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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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업을 하면서 있었던 일이다. 화요일 6시 40분에 만나는 아이는 말괄량이 초등학생이다. 그 친구는 수업 시간 마다 딴 소리를 많이해서 좀처럼 정해진 그 시간에 딱 끝나는 적이 없다. 오늘도 불안불안해 하면서 수업에 임했다.

지난 주 숙제를 검사한다고 보니까 논술숙제는 해뒀고 수학숙제는 그렇지 않았다. 별표로 남겨둔 수학 숙제 페이지가 거짓말처럼 새하얗게 웃고 있었다.

안한 것일 수도 있지만 못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예 하나하나 같이 보기로 했다. 페이지를 넘길 때 마다 평소와는 다른 침묵이 흘렀다. 아이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나는 그 때 아이의 속눈썹에 매달린 눈물 한 방울을 보았다. 그 반짝이는 눈물이 책상으로 투욱- 하고 떨어졌다. 무슨 일이냐고 내가... 아이에게 물어보았지만 아이는 아무런 답이 없었다.

나는 그 아이에게 해줄수 있는 것이 없음을 알아차리고 말없이 가방에서 휴지를 꺼네 아이 손에 쥐어 주었다. 그러자 아이가 눈물을 닦으며 작은 어깨를 들썩였다. 그러면서

"자꾸..자꾸 답을 보게 돼요.."

라고 말했다. 그 순간 나도 괜시리 목이 메었다.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부끄러워 하는 마음을 알아버린 이 아이가 정말 대견스러웠다.

'옳음과 그름 사이에서 갈등하다 끝내 내게 고백하기 까지 얼마나 많은 망설임이 있었을까.'하고 생각해보니 나무랄수 조차 없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모르니까 답지 한 번쯤은 볼 수 있는 거라고 말해주었다. 대신 다음에 모르는 게 있으면 나에게 직접 물어봐달라고 했다. 그제서야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의 눈물 한 방울에서 무엇인가를 느끼게 되는 그런 하루다.

 

 

 

 

 

 

 

 

 

 

 

 

 

 

2013.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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