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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가을인데 마음은 겨울이네.txt

by 感inmint 2015.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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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준비하는데 할머니가 밤을 깎다 마시고 내 걱정을 하셨다. 굽은 허리를 억지로 일으켜 세우시며 냉장고 까지 걸어 가신다. 그리고 내가 할머니 드시라고 사놓은 음료수를 꺼내서 가방에 넣어가라고 떠미신다.

나는 괜찮다며 계속 가봐야한다고 서둘렀는데 할머니는 그런 내게 계속 이야길하셨다. 순간 나도 모르게 할머니께 버럭 화를 내버리곤 현관을 나섰다.

바람이 불었다. 눈물이 바람과 함께 내 뺨을 스쳐지나갔다. 할머니가 자꾸 생각나서 결국 휴대폰에 통화버튼을 눌렀다.

할머니께 죄송하다고 말했는데 목이 꽉 막혔다. 막힌 목소리 대신 흐느끼는 소리가 새어 나와 스피커 사이로 들어갔다. 할머니가 말씀하셨다.

"내가 죽고 없어도 강하게 살아라.
울지마라. 화장 지워진다. 울지마라."

그렇게 말하시는 할머니의 목소리도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그때 또 바람이 불었다. 바람은 가을인데 마음은 겨울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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