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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을 마치고 퇴근하면
막차를 기다리다 버스를 타고
서문에서 내린다.
집으로 가는 길..
언제부터인지 가볍고 서늘한 바람이
습기를 머금은 듯하다.
그제서야 여름밤이란 걸 깨달았다.
가로등 몇 개가
까만 길을 비추고 있고,
달빛은 내가 있는 공간을 채우고 있다.
뭔가 갑자기 스산하다고 느꼈다.
100여명의 사람들과
반나절 넘게 말을 하다가
10시가 지나면
난 언제나 혼자가 된다.
뜨거운 여름 날의 햇빛과
사람들의 체온은
내가 혼자임을 잊게 하는데..
이렇게 퇴근하고
혼자 길을 가는 밤이면
난 더 외롭고
보잘 것 없는 존재가 되어버리고 만다.
하지만 이런 하루를
고이 접어둔다.
그리고 나는 내일 이렇게 말하겠지.
"'어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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