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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어리석음은 자괴감을 가져다 주었다가 곧이어 깨달음을 가져다 준다.txt

by 感inmint 2015.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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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에서 친분이 있는 사람과 있었던 일이다.

그 친구가 새로운 닉을 쓴지 얼마 안된 것 같았는데 게시판에서 우연히 글을 읽다가 꼭 그 친구가 쓴 것 같은 분위기의 글을 읽게 되었다.

그래서 난 무심코 카톡으로 찔러보았는데 그 친구에게서 온 답이 뭔가 시원찮아서 나도 괜히 모른 척 시치미를 뗐다.

시치미를 떼기 위해 거짓말을 했는데 너무나 말도 안되는 거짓말이라 금방 들통이 났을거다. 그런데도 난 모른 척하고 시치미를 떼는 중이었다.

늦은 오후, 그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 친구 말이 거짓말이 너무나도 작위적이지 않냐며. 그 짧은 말에 담긴 의미는 나에게 꽤나 큰 충격을 주었다.

너를 위한답시고 했던 거짓말. 네가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해보였기에 모른 척하려 했었다.
고 나도 그런 경험이 있었다고 뒤늦게 얘기했지.

하지만 문제는 내가 널 떠 보았다는 것.과 또 다른 문제는 너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

그 상황에선 어떤 말을 한다해도 변명 밖에 안된다는 것을 잘 알았다.

순간, 나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자괴감이 들었다. 난 한없이 보잘것 없고 초라한 인간의 모습이었다.

구질구질한 변명하기를 잠시 멈췄다. 그 친구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내가 그 친구만의 공간을 방해한게 미안해서 뒤늦게 수습하려 했지만 이미 활시위를 벗어난 화살을 클로즈업한 상황.

난 그 친구에게 미안하다 했지만 그는 말했다.
내가 아닌 자신에게 미안해하라고.

그 말을 곱씹다보니 깨달았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배려를 해서 오히려 타인을 더 불편하게 만들었고 그리고 그 동안 이런 일이 오늘 처음은 아니었다는 점. 자신을 죽이고서 타인을 향해 보내는 친절은 전혀 친절이 아님을.

평소에도 나는 내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식이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내게 이러저러한 온갖 이야기를 말해준다. 그래서 여러 비밀들도 나에게로 쌓이는 듯하다. 그런데 비밀을 들은 이상 입 밖으로 나가선 안된다는 게 철칙이기에 참는다. 참다가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떠올리면 이야기의 주인공은 같은데 저마다 말하는 이야기 속의 주인공의 성격은 다르다.

쉽게 말하자면 a와 b가 서로 이야기를 내게 했을 때 이야기가 정반대라는 것이다. a와 b와 c가 이야기를 했을 때는 세 이야기가 모두 달랐다. 그런 상황들이 있을 땐 혼란스럽다. 너무나 혼란스러워서 누가 진실을 말하는지 모르겠고 누구를 믿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참 우스운 게 어차피 내가 짊어질 필요는 없는 문제였다는 거. 난 타인이 만든 감정에 지나치게 이입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게 다 부질 없는 거란 걸 이제 알았다.

남이 내 삶을 살아주는 게 아니고 내가 내 삶을 사는 것인데 난 여태 왜 이렇게 살았나 싶기도 하다. 물론 귀를 닫고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아야 겠다는 게 아니다. 남의 고민을 들어주는만큼 내 고민에도 귀를 귀울여야겠다. 날 좀 다독여줘야겠다.

아...그러고 보니 어느 사이에 월요일.
출근하려면 자야겠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르다고 했으니 늦게 자도 빨리 일어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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