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2006/02/05 07:43
나 홀로
차가운 물그릇 표면에
입술을 대어 본다
툽툽한 사기 그릇에
국화꽃 한 떨기 호젓이 떠 있는
이 순간 만큼은
누구도 깨지 못할 그릇인 것이다
째각 째각
시계의 초침은
진리를 거역하고 있다
식어버린 국화차가
무딘 혀에 스미운다
내 입 안에는
이제 밍밍한 것이 남는다
그리움,
아. 그것은 옛 추억이었던 것이다
국화차 한 그릇에는
어제를 살다간
한 줌 흙의 생명이 담겨 있었던 것일까?
그의 몸은 활활 피어오른 불에서
고독의 땀을 흘릴 뿐이다
그리고 그 땀은
피가 되어
그의 뼛 속 까지 스민다
오늘 난,
그의 밍밍한 피를 마시며
살포시 눈을 감아본다
반응형
'About Me > Secret'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이가 벼슬은 아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다 어른인 건 아니다.txt (4) | 2015.08.18 |
---|---|
네이버 블로그가 똑딱이 디카라면 티스토리 블로그는 DSLR이라는 말을 듣고.txt (0) | 2015.08.18 |
행복이란 이름의 유리병 (0) | 2015.08.18 |
희망의 물줄기 (0) | 2015.08.18 |
달개비꽃 (0) | 2015.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