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일과가 끝나고 인터넷에 접속했다.
서핑을 하다가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국민청원을 보았다.
올라온 청원의 제목은 "미성년 남자 아이돌을 성적 노리개로 삼는 '알페스' 이용자들을 강력히 처벌해주세요."
그럼 '알페스'의 뜻은 무엇일까?
'알페스'는 RealPersonSlash의 줄임말로 알피에스를 줄여 '알페스'라고 부른다고 한다. 여초 커뮤니티에서는 야민정음(野民正音: 온라인상에서 어떠한 단어의 글자를 모양이 비슷한 다른 글자로 바꿔서 쓰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커뮤니티 중 하나인 디시인사이드 야구갤러리에서 처음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야구갤러리와 훈민정음을 합하여 야민정음이라 부르게 되었다. 그 예로 멍멍이=댕댕이, 귀여움= 커여움, 대통령=머통령, 대전광역시=머전팡역시, 광주광역시=팡주팡역시, 비빔면=네넴띤 등)을 적용해 알괘스나 알괘수로 부른다고도 한다. 알페스(RPS)는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하는 망상행위로 동성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BL(Boy's love)이나 GL(Girl's love)과 비슷하지만 가상 인물이 아닌 실존 인물을 대상으로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알페스' 문화의 문제점
알페스를 가장 많이 접할수 있는 곳은 아이돌 팬덤일 것이다. 90년대에 H.O.T.와 god, 신화 등 90년남자아이돌 그룹이 대거 등장하였는데 초창기에는 SM엔터테인먼트에서 자사에 소속된 그룹을 대상으로 하여 팬픽 공모전을 열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소속사에서 어울릴 만한 멤버 조합을 정하거나 아이돌들이 직접 팬픽에 대해서 언급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비즈니스였을 것이고 팬들의 인기를 먹고 자라나는 아이돌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자신에 대한 성적대상화에 대하여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알페스는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을 대상으로 하며 당사자의 동의 없이 행해진다. 이는 그 자체로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인 동시에 성착취에 해당한다. 알페스의 성격을 가진 팬픽이나 팬아트 등에는 실제로 노골적인 성적 묘사가 난무하며 그 대상은 방탄소년단과 같은 남자아이돌 부터 축구선수인 손흥민, 그리고 독립운동가 안중근 까지...선을 넘는 정도가 아니라 선이 없다. 트위터나 포스타입 등의 음지 문화에서만 행해지는 문화라고 하지만 이것은 여성들을 소재로 한 딥페이크 성관계 영상 등과 다를 바가 없으며 엄연한 성착취와 명예훼손이다.
'알페스'의 공론화
음지 문화에만 있던 '알페스'가 공론화 되기 시작한 것은 2021년 1월 9일, 래퍼 손심바('손현재,1992년11월 23일 생:심바자와디'라는 활동명으로 엠넷 '쇼미더머니' 시즌5, 시즌6, 시즌7에 출연하여 이름을 알렸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알페스에 관한 내용("알페스는 실제로 존재하는 남자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한 성적인 내용의 소설 등을 만드는 행위이고, 이는 성희롱의 일환으로써 근절되어야 한다")을 인스타스토리로 업로드했다고 한다. 트위터에도 글들을 올리게 되었는데 이 때 부터 사건이 커지기 시작했다. 트위터는 오래전 부터 알페스를 작성하는 문화가 발달되어 있었고 소설 뿐만 아니라 그림 이나 영상과 같은 다양한 매체로 나타났었다고 한다. 그리고 2021년 1월 1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관련 청원이 올라왔고 손 심바는 언론사에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을 하며 적극적인 대응에 들어갔다.
독립운동가 안중근, 이경민 까지 소재로 한 알페스
알페스에 대한 자료 조사를 하다 보니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신 '안중근'과 '이경민'을 소재로 한 것들도 있었다. 정보전달만을 하고 싶지만 진짜 이 부분은 참을 수가 없다. 조국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치신 독립운동가들을 더럽고 추악한 취미에 우스갯거리 소재로 쓰다니. 앞서 언급한 "미성년 남자 아이돌을 성적 노리개로 삼는 '알페스' 이용자들을 강력히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은 물론 독립운동가들을 소재로 알페스를 생산하고 유포한 이들 또한 찾아내어 더욱 강력하게 처벌해야한다. 참고 자료로 쓰려 했지만 기분이 더러워 올리지 않기로 했다.
글을 마치며 드는 생각은 요즘 들어 성관련 문제가 정말 너무나도 많다는 것이다.
2020년 12월 28일에 쓴
미술관에 전시 된 리얼돌,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을 추구할 권리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feat.불쾌한 골짜기 현상) 와
2021년 1월 11일에 쓴
여대생 AI 이루다 챗봇 성희롱 논란, 실제 연인간 카톡 대화 수집과 개인정보 유출 문제(feat.연애의 과학)
그리고 지금 쓰고 있는 이 글 까지.
이 글들의 공통점은 성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것 그리고 여성혐오와 남성혐오의 어느 점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성과 남성으로 나누어 싸우기 이전에 우리는 다 같은 인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서로를 인간 대 인간으로 바라보고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한다면 이런 사건들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정부에서도 신속한 조치가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그런 날이 언제쯤 올까...
'My Opinion > Issu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대생 AI 이루다 챗봇 성희롱 논란, 실제 연인간 카톡 대화 수집과 개인정보 유출 문제(feat.연애의 과학) (30) | 2021.01.11 |
---|---|
코로나 19 선제 검사(=코로나 무료 검사) 과정 및 후기, 통증, 결과 확인,자가 격리 등 A to Z (13) | 2020.12.30 |
미술관에 전시 된 리얼돌,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을 추구할 권리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feat.불쾌한 골짜기 현상) (21) | 2020.12.28 |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수도권 2.5단계 격상 (10) | 2020.12.07 |
2015.11.3. 00:00 국정화 되는 한국사 교과서.txt (2) | 2015.1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