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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차니즘의 절정.txt 요즘 들어 귀차니즘이 하늘을 찌르는 것 같다. 바깥 바람 좀 쐬고 오면 괜찮을까 싶어 일단 나간다. 나가서 찰칵찰칵 사진도 찍고 와구와구 맛있는 음식도 먹는다. 그런데도 집에 다시 돌아오면 퍼질러져서 침대 위에서 뒹굴뒹굴 뒹구르르. 잠은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하품은 해도 해도 끝이 없고 왼쪽 어깨는 요즘 들어 더 쑤신다. H 언니가 '스물 다섯이면 슬슬 그럴 나이지.'라고 했던 말이 문득 떠오른다. 메모리 카드에 사진은 쌓이고 노트북 위에는 먼지가 쌓이고 시계의 초침은 시간을 쌓아가고 이렇게 사물들도 저마다 무언가 쌓아가는데 내가 쌓아가는 것이라고는 한숨과 무력감. 음.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이대로는 죽도 밥도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막연하게 든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고 내가.. 2015. 8. 18.
유월 마지막 월요일.txt 오늘은 유월의 마지막 월요일. 벌써 14년의 허리께나 와있다. 뽑아낼 사진들을 고르고 밀린 빨래 뭉텅이를 마구 둘러걸치고 지하 세탁실로 갔다. 어두운 세탁실은 늘 축축하고 고요했다. 어디 구석 모퉁이에서 바퀴벌레가 나를 지켜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괜시리 섬뜩해진 나는 빨래를 넣고 세탁실 계단을 올라왔다. 다시 책상 앞에 앉아 달력을 본다. 이번 달은 쉴틈 없이 살았다고 생각하며 그런데도 내게 남은 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에 허탈해하고 있다. 나름 착실하게 살았다고 자부한다. 대학생 때는 일주일에 아르바이트를 과하게는 세 개씩 뛰며 기숙사비, 월세, 식비, 생활비를 벌어 썼다. 그러다 어느 해 가을이었나 가족 병원비가 급하게 필요하대서 저금해 둔 모든 돈을 주고 나니 내겐 남은 게 없었다. 어린 .. 2015.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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