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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8

국화차 그리고 2006/02/05 07:43 나 홀로 차가운 물그릇 표면에 입술을 대어 본다 툽툽한 사기 그릇에 국화꽃 한 떨기 호젓이 떠 있는 이 순간 만큼은 누구도 깨지 못할 그릇인 것이다 째각 째각 시계의 초침은 진리를 거역하고 있다 식어버린 국화차가 무딘 혀에 스미운다 내 입 안에는 이제 밍밍한 것이 남는다 그리움, 아. 그것은 옛 추억이었던 것이다 국화차 한 그릇에는 어제를 살다간 한 줌 흙의 생명이 담겨 있었던 것일까? 그의 몸은 활활 피어오른 불에서 고독의 땀을 흘릴 뿐이다 그리고 그 땀은 피가 되어 그의 뼛 속 까지 스민다 오늘 난, 그의 밍밍한 피를 마시며 살포시 눈을 감아본다 2015. 8. 18.
행복이란 이름의 유리병 2006/02/05 07:39 행복이란 것이 쉽게 찾아 올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는데... 나의 삶의 행복을 위하여 내 자신에 대해 쉼없이 생각하고 묻고 답하고 어떨 때는 내 앞에 휘몰아치는 질풍을 마음으로 다스리며 언젠가는 행복해지겠지 하여도 그 것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행복이라는 유리병 그 유리병은 곧 깨어져 눈물이라는 유리 조각이 되어 내 심장 아득히 깊은 곳에 묻히는 슬픔 2015. 8. 18.
희망의 물줄기 2006/01/19 21:11 깊은 산속 외로이 눈물을 뿜어내는 샘물의 눈물들이 지나가는 나그네의 타는 목구멍을 적셔준다 풀꽃 무성한 샘물가에 도도히 헤엄하는 샘물의 흐름들이 풀섶 작은 생명들에게 젖이 된다 가늘지만 힘찬 그 물줄기는 우리들의 마음을 적셔주고 우리들의 가슴에 여유를 찾아 주는 희망의 물줄기다 2015. 8. 18.
달개비꽃 2006/01/19 21:10 나의 눈물 한방울이 달개비를 싹 틔우고 너의 눈물 두방울이 새파랗게 멍든 꽃잎을 피운다. 아무렇게 피어난 달개비를 나비도 외면하는구나 새파란 눈물을 방울 방울 흘리는 쓸쓸한 달개비 눈물로 피어 눈물로 지는 달개비 꽃 2015. 8. 18.
폭풍의 언덕에서 2006/01/17 20:36 검은 악마처럼 몰려오는 구름, 살갗에 박히는 차가운 빗물이 나의 두뺨에 흘렀네. 바람은 나의 검은 머리카락을 내 목에 겨누고 섰었지. 달아나고 싶지만 그 자리에 우뚝 서 버린 나의 두 다리가 핏물에 얼룩 져 있다. 저기 피어 있는 새하얀 백합 송이. 너 마저 붉게 변하였느냐? 비명을 지르려 검게 뚫린 입 그러나 그럴 수 없다. 따가운 목안은 천년이 묵은 거미줄이 쳐진 곳. 말할 수 없어라. 말할 수 없어라. 나의 그 이가 오기 전 까지는. 2015. 8. 18.
한 밤의 추억 2006/01/17 20:34 그대 하얀 옷깃에 남겨둔 아련한 입술의 추억 별을 담은 눈동자는 내게 와 속삭이며 투명한 손 끝으로 내 젖은 입술 어루만지고 파르르 떨리던 속눈썹 검은 속눈썹 그리고 낮은 숨결 그리고 달콤한 입술 2015. 8. 18.
환상의 날개 2007/12/05 14:35 환상의 날개 -이상의 '날개'를읽고- 야릇한 화장품 향기가 아달린이 나를 잠재우는데 아내의 그림자는 닫혀진 문 속에 내 하루는 언제나 고목에 붙어 살아가는, 흘러가는 시간을 바라보는 담쟁이 덩굴 이파리 하나 그러나 날개여! 내 겨드랑이여린 살을 뚫고 푸른 자유를 한번만이라도 내게 허락해주시게 2015. 8. 18.
처음이란 베일을 걷고 2006/01/17 20:33 푸른 밤 구름 그림자가 달의 허리를 감쌀 때 추풍秋風은 당신의 심장 소리를 나의 귓가에 들려 주었습니다 처음의 두근거림과 설레임으로 두려움의 베일을 걷고 그렇게 사랑은 살며시 다가 옵니다 2015.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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