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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Opinion/Issue

풍자와 해학의 예술도 감시 받아야 하는 우리 사회, 판옵티콘에서 살아가는 한국

by 感inmint 2015.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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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살의 팝아티스트 이하(이병하)씨는 2014년 10월 20일. 

바로 어제 광화문 광장 인근 동화면세점 건물 옥상에서 전단을 뿌렸다.


그 전단은 아래의 그림처럼 보라색 머리에 꽃을 단 중년 여성의 모습인데 

사실 딱 봐도 아! 하고 그림의 주인공이 누군지를 떠올릴 수 있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이다.


포스터 상단에는 현상수배를 뜻하는 문구 WANTED가 쓰여 있고

포스터 하단에는 미친 정부 MAD GOVERNMENT라고 쓰여 있다.












하지만 이 포스터를 뿌리다가 팝아트 작가는 경찰에 연행이 된다.

연행 된 이유는 다름아닌 '건조물 침입죄'

그런데 중요한 것은 건물주의 신고가 들어온 것은 아니었다.


건물주가 신고를 하였다면 연행을 해가는 이유에 어느 정도 수긍을 하겠는데

솔직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연행을 해가려면 차라리 '명예훼손죄'라고 하고 잡아가던지.

그냥 연행을 해 갈 명목이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어렸을 때는 그저 한국에 태어난 게 자랑스러웠는데

나이가 들어가고 이러한 사건들을 자주 접하게 되면서 정말이지.

우리나라가 부끄러워져만 간다.


중고등학교 수업시간에 배웠던 삼권분립과 

표현의 자유와 발언권의 자유, 국민의 알권리에 대한 내용들. 

국민주권주의, 주권재민 그리고  민주주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정의를 되찾기 위해 싸웠던 수많은 사람들.


이 모든 것들이 오늘 날에는 없다.

있어도 점점 사라져간다.

권력을 잡은 사람들에 의해서.


이것은 마치 영국의 철학자인 제레미 벤담이 말했던 

판옵티콘과 흡사하다.

아니- 

흡사한 정도가 아니라

우리는 판옵티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감시 당하는 사회.

어딜가나 누군가가 감시를 하고 있는 사회.

그 사회는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는다.


커뮤니티 사이트나 sns.

뿐만 아니라 개인의 메신저 까지도.


실제로 예전에 국정원 알바를 풀어 크게 한 번 시끄러웠고 

최근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메신저 회사인 카카오톡에서 

개인의 메시지 내용 감찰을 하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었었다.

그 영향으로 외국의 메신저인 텔레그램으로 이용자들이 옮겨가

해외의 주목 아닌 주목을 받고 있다.


소름 끼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판옵티콘이 아니라 시놉티콘이다.

감시자가 시민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감시자를 감시하고 통제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팝아티스트 이하 씨는 

팝아티스트라는 직업 전에 한 시민의 이름으로 

현 정권을 비판하고 풍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하 씨는 사실 이 작품 외에도 그 이전 부터 

정치인을 풍자하는 작품 활동을 하였다.


그 중 유명한 것이 아래 작품인데

이 작품 또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 된 후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한국이란 나라에서 시놉티콘은 있을 수가 없다.

시놉티콘이 지어지는 낌새라도 보이면 감시자들은 

다이너마이트를 건물 옆에 붙여 폭파시켜 버린다.

결국 한국은 판옵티콘인 것이다.












이러다간 예술 속에서의 풍자와 해학이라는 코드가 사라져버릴지도 모르겠다.

왜 뜬금 없이 판옵티콘 얘기하다가 풍자와 해학을 얘기하냐 싶겠지만

풍자와 해학은 아주 오래 전 부터 우리 조상들의 글과 춤, 노래에 녹아 있었다.


예를 들면, 임춘의 <국순전>이나 이규보의 <국선생전>, 이곡의 <죽부인전>, 김삿갓의 시들과 

<토끼전>과 같은 우화소설, <춘향전>과 같은 판소리, <봉산탈춤>과 같은 탈춤, 박지원의 소설들,

개화기의 소설들과 식민지체제 아래서의 김유정의 소설과 채만식의 소설, 현진건의 소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사심 가득) 시인 김기림의 시 등등.


살펴 보면 아주 오래 전 뿌리 부터 우리의 DNA 속에서는 

풍자와 문학이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본능을 어찌 정부라는 이름으로 억누르려고 하는지 의아할 뿐이다.


휴. 그저 판옵티콘 속에서 살아가는 나는 한숨만 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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