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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7 20:36
검은 악마처럼 몰려오는 구름,
살갗에 박히는 차가운 빗물이
나의 두뺨에 흘렀네.
바람은 나의 검은 머리카락을
내 목에 겨누고 섰었지.
달아나고 싶지만
그 자리에 우뚝 서 버린
나의 두 다리가
핏물에 얼룩 져 있다.
저기 피어 있는
새하얀 백합 송이.
너 마저 붉게 변하였느냐?
비명을 지르려 검게 뚫린 입
그러나
그럴 수 없다.
따가운 목안은
천년이 묵은 거미줄이 쳐진 곳.
말할 수 없어라.
말할 수 없어라.
나의 그 이가 오기 전 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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