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Gaminmint's HOME
About Me/Secret

목욕탕에서 만난 여자 아이.txt

by 感inmint 2015. 8. 18.
반응형

지난 일요일, 대중목욕탕에서 만난 여자 아이 이야기.

탕에 몸을 반쯤 담그고 앉아 있었는데 한 여자 아이가 다가왔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멍하니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내 목덜미에 무게가 느껴졌다.

여자 아이가 다가와서는 내 목덜미를 만졌다. 


내심 놀랐지만 한편으론 담담한 척 웃으며 그 아이에게 물었다.


"왜 그러니?"


그랬더니 아이가 말했다.


"머리카락"


물에 젖은 머리카락이 목덜미에 붙어 있었나 보다.

아이가 나를 보고 웃길래 나는 괜히 겸연쩍어서 심심하냐고 물어 봤다.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몇살이냐고 물었더니 작은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손가락 여섯개를 폈다.


"여섯살?"


이냐고 물었더니 여자아이는 아무 말 없이 씨익 웃었다.

살짝 들어가는 보조개가 참 예뻤다.


난 뜬금없이 발로 물장구를 쳤다.

그러자 그 아이도 나를 따라서 물장구를 쳤다.


다시 한번 물었다.


"심심해?"


아이가 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가위바위보를 하자. 그게 좋겠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이 진 사람 손목 때리기.

가위바위보를 했다.

일부러 져주는 가위바위보를 오랜만에 했다.

그러면서 주거니 받거니 얘기를 하다가 아쉬운 인사를 나누고 탕에서 나왔다.


나중에 엄마와 함께 나가던 그 아이가 나를 보고 인사를 했다.

나도 따라 손을 흔들었다.

문득 여섯살인 그 아이가 부러웠다. 


















반응형

'About Me > Secret' 카테고리의 다른 글

It never rains but it pours.txt  (19) 2015.08.18
사라진 기억.txt  (0) 2015.08.18
이팝나무 꽃 피던 밤.txt  (0) 2015.08.18
부러진 안경.txt  (0) 2015.08.18
스물 다섯 살의 봄.txt  (0) 2015.08.18